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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창기의 강변스케치

작성자
파람(波濫)
[작성일 : 2008-11-14 16:33:22 ]   
제목
늦가을의 독백(獨白)
 

늦가을의 독백(獨白)


1.

하늘 날다 내려앉은 마른 풀 섶

가을은 마지막 겉옷을 털어낸다.

없어지거나 혹은 날아가거나.

날 수는 있지만 날 수 없고

약하지 않지만 약해져 가는 것.

얼마나 많은 날개 짓이 있었는지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2.

가을은 제문(祭文)처럼 소지(燒紙)되고

겨울은 부음(訃音)처럼 다가온다.

문득 그 사람이 보고 싶어 그곳에 갔다.

그곳에 그 사람이 없어 못 간다는 것은

가을을 도둑질한 어떤 망각보다 더 큰 죄악이다.

벌써 가을은 떠나기 위해

제 몸에 떨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3.

어쩌면 약하고 어쩌면 강했을 계절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가버린 빈 가을

공허함 보다는

허전함 보다는

살아갈수록 지독한 그리움 보다는

그래,

죽을 만큼만 외로워하자.


4.

살아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내게 남겨진 시간들

네가 버리고 간 시간과 내게 죽은 시간들

너에게로 열려있던 기억의 창문에

하나씩 하나씩 검은 장막이 쳐지고

기억의 폭풍이 내 뺨을 할퀴고 지나가도

나는 청상과부의 곡소리처럼 고요했다.


여울
가슴에 대 못을 콱 박아놓은 그 사람!
아마 파람처럼 똑같은 계절을 맞이하고 있을테지.

오랫만에 중년의 계절을 느껴보네.
내일은 수혁이랑 대난지도나 만대나 가볼까 하네.

혼자 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수혁이랑 가족들이 있어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

올 해는 겨울이 참 더디오네.
시린가슴! 따듯한 대포한 잔하며 뎁히게나.
이제는 흰 눈발을 봐도 좋을텐데......
08.11.14 삭제
서담
사십이 넘어 서면서 부터는 나이를 손꼽아 보지 않았었는데,
내년 50이 된다고 생각하니 지난 세월을 많이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렇게 지난 시절을 반성하고 곱씹으면서 나머지 생은 좀
인간 다운 인간으로 살고자 고민하고 있지요.

파람님의 독백이 창틀 밖 풍경처럼 을씨년 스럽지만
그 가을의 빈 가지들과 시들은 죽정이가 세상에 온전히 자신을 나누어준 흔적이라면
열번 혹은 스무번이라도 기꺼이 시들은 빈 가지와 죽정이로 살아갈 것을 다짐케 하는...
추위가 창틀을 뚫고 들어오네요.
막걸리 집에서 청승맞게 한잔 걸치고 오들 오들 떨면서 집에 가는 일은 없기를...
08.11.17 삭제
레이크
시인 파람 님!
어서 등단하시지요...

파람 님의 늦가을 독백이
소지로의 대황하 같습니다...
08.11.18 삭제
파람
건질 것 없는

죽정이같은 저의 빈 글에

답글을 주신 님들께

이제서야 감사를 드립니다.
09.02.09 삭제
여명


늦은 밤 ... 다시 읽어 보니 새롭습니다.

늦가을 아닌 늦겨울 ...곧 따뜻한 봄이 오겠지요 그리고 봄이 지나 여름오고 또 가을이 오겠지요.

........

........

그렇게 그렇게 세월이 가고 있네요.

그 무언가를 갈망하면서 ...
09.02.1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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